환절기, 돈 아끼면서 면역력 높이는 5가지 습관은?

111년 만에 찾아왔던 폭염이 지나고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찾아왔다. 폭염으로 인해 여름 내내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요즘 날씨는 가히 축복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날씨와 더불어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매우 커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환절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가 되면 많은 사람이 감기와 같은 온갖 질병으로 고생한다. 그 이유는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면역력 감소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온도 차가 커지게 되면 우리 몸의 에너지 소비는 늘어나게 된다. 이와 더불어 호르몬이나 중추신경에 미치는 자극 또한 변화된다. 우리 몸은 환경 변화에 따라 생체 리듬을 바꾸는데, 급격한 날씨 변화가 일어나다 보면 생체 리듬이 불안정해진다. 이 과정에서 면역력이 불안정해지고, 우리 몸에 침입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되어 다양한 질병에 걸리게 된다.

인체의 방어 시스템, 면역력

면역력은 이물질이나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자체 방어 시스템이다. 면역력은 자연 면역과 획득 면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자연 면역은 특정 병원체에 대한 사람이나 동물이 선천적으로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저항력을 의미하고 획득 면역은 특정 항원에 노출되었을 때 평생 얻게 되는 면역이다. 면역력이 강한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더라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균에 노출되더라도 질병에 쉽게 걸리지 않게 된다. 반면 면역력이 불안정하면 질병에도 쉽게 걸리고 몸이 회복되는 속도도 늦어진다.

면역력이 낮아졌을 때 걸릴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은 감기이다.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바이러스가 심하게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 되면 감기에 걸리게 된다. 특히 환절기에는 추위로 인해 생체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에 더욱 감기에 걸리기 쉽다. 또한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암 역시 면역과 관련된 질병이다. 면역계의 세포 중 하나인 NK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종양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암세포를 인식하면 직접 공격하거나 다른 면역세포인 T세포, B세포 등을 활성화하여 간접적으로 공격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NK세포 역시 생체 리듬이 불안정해지면 그 숫자가 줄어들거나 활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암에 걸리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배탈이나 설사, 아토피, 자가면역질환, 대상포진 등 다양한 질병들이 면역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인해 발생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5가지 습관

그렇다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쉽지만 면역력을 단시간 내에 높일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면역력 자체가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생활 습관을 지니게 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면역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1. 충분한 수면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잠을 깊이 자는 것은 면역력에 큰 도움을 준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몸의 긴장이 풀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면역 세포 중 하나인 NK세포와 헬퍼 T세포가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이다. 잠을 깊이 자지 못하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일 밤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잠을 자는 것이 좋을까? 적어도 하루 평균 8시간 정도는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은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저녁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는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좋다. 수면 중에는 면역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 멜라토닌이 이 시간에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2.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해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미국의 건강 전문 사이트 ‘프리벤션닷컴’은 면역력 이상 징후의 하나로 스트레스를 꼽은 바 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면역 체계를 약하게 만들고 면역 세포들이 침입자들과 제대로 싸우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 역시 면역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많이 웃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NK세포의 활성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3%가량 높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웃고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잘 풀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 가벼운 운동

그동안 알려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온이 1℃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이상 저하되고 기초대사량은 12%가량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반면 체온이 1℃ 상승하면 면역력이 50% 이상 증가한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행이 개선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데, 이는 면역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체온을 올리는 데 있어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열을 가장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가벼운 근육 운동과 10분간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간단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시간을 내어 근육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 과정에서 깊은 호흡을 하게 되고 몸의 긴장이 풀리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면역계를 자극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다만 익스트림 스포츠나 마라톤과 같이 격렬한 운동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면역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4. 햇빛을 자주 쬐기

가벼운 산책을 통해 햇볕을 쬐는 것도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 부속병원의 제라드 아헌 교수팀이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햇빛 속의 청색 광선은 인체의 면역 기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를 활성화하여 면역력을 높인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햇볕을 쬐게 되면 몸 안에서 비타민 D가 합성되는데, 비타민 D는 면역계를 자극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라도 틈을 내어 산책하는 것이 좋다.

5.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음식 먹기

좋은 생활 습관과 더불어 면역력에 좋은 음식들을 먹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음식은 마늘이다. 마늘에는 특유의 향을 내는 ‘알리신’이라는 영양소가 들어 있는데, 이 영양소는 비타민 B1의 흡수율을 높여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몸속의 유해 물질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아몬드 역시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아몬드에는 비타민 E와 셀레늄이 포함되어 있는데, 비타민 E는 뇌세포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세포를 활성화하며, 셀레늄은 몸 안에서 생성되는 과산화수소를 분해하여 세포 손상을 억제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인삼이나 홍삼에 들여있는 사포닌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 버섯 등에 함유된 베타글루칸, 벌꿀에 들어 있는 프로폴리스 등의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하면 면역력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브로콜리에서 추출한 면역 활성 성분인 ‘브로콜리 다당류’의 경우, 진세노사이드의 약 60배, 프로폴리스의 약 1,000배에 달하는 면역세포(NK세포와 호중구) 활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위의 습관들은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일상 속에서 실천하기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분명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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